1400년 된 기적의 건축물 ‘현공사’

By 이 충민

‘공중에 매달려 있는 절’이라는 뜻에 현공사(懸空寺)는 중국 산시(山西)성 북악항산(北岳恒山) 용구서봉(龍口西峰) 절벽에 위치해 있다.

중국 북위시대 후기에 건축된 후 금, 원, 명, 청대를 거쳤다. 현공사는 3층 구조에 총 40개의 방이 있으며 지붕 위에는 거대한 암석, 아래에는 벼랑이 있어 보기엔 매우 위험해 보이지만 무려 1400년 이상 보존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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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공사의 건축 구조는 매우 정교해 세로가로로 짜여진 나무 기둥들로 이루어져 있다.

횡단 목재는 현지 특산품인 철삼나무를 가공해 만든 ‘철편담(鐵扁担)’이라는 사각 목재다. 이 ‘철편담’을 암벽 깊이 찔러 넣어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철편담’은 동유(桐油-오동나무 종자 기름)에 담가 만든 것으로 쉽게 썩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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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로 기둥은 주로 건물을 지지하기보다 건물 전체 균형을 유지하도록 세심하게 계산되어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일부 나무 기둥은 전혀 무게를 지탱하지 않는다. 이러한 극히 기이하고 복잡한 원리는 현대 과학으로도 생각해내기 어렵다.

멀리서 본 현공사는 마치 말꼬리처럼 보여 ‘공중에 매달려 있는 3개의 말꼬리’라고도 불려진다.

현공사는 지금부터 1천4백 년 전 북위 시대 요연(了然) 대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긴 역사 중 여러 차례 수리를 거쳤으며 지진도 수차례 경험했지만 구조는 여전히 견고해 실로 건축 역사상 기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절은 거주자에 대해서도 조건이 있다. 즉 겁이 많은 사람은 올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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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의 방은 각층이 나선 모양 계단으로 연결돼 있어 앞에서 오르는 사람은 마치 뒤에 오르는 사람의 머리를 밟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 절 중앙에서 양측으로 통하는 벼랑길이 있는데 목조 통로이기 때문에 건널 때마다 삐걱삐걱 소리가 난다. 또 판과 판의 틈새로 깊은 골짜기가 보이므로 왠만한 담력으로는 이곳에서 생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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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요연 대사는 왜 이러한 절벽에 절을 세웠을까? 현대 건축가라면 자연 환경변화로 암석이 풍화되거나 산사태 등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곳에는 절대 건물을 짓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옛 승려들은 이처럼 이해하지 않았다고 한다. 진정하게 수행했던 승려들은 부처는 부처를 믿는 사람을 지키고 산은 산신(山神)이 관리한다고 믿었다. 또 불가에 따르면 모든 생명은 각자의 명(命)이 있으니 위험이 있어도 운명에 따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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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현공사는 1400년 간 승려들의 믿음을 증명해 왔다. 만약 그러한 믿음이 없었더라면 깎아지른 절벽에 사찰을 짓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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