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에 민감한 디즈니가 “공짜로 써도 된다”며 허락해준 유일한 사업

By 김연진

검은색 쥐 그림만 그려도 디즈니 저작권에 걸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디즈니는 저작권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렇게 저작권에 깐깐하기로 유명한 디즈니가 이례적으로 저작권을 포기한 사례가 있어 주목을 받았다.

저작권 포기는 물론, 직접 전문가까지 파견해 제품 제작을 도와줬다고.

바로 영국의 스타트업 오픈 바이오닉스의 ‘아동용 의수’ 제작 사업이었다.

오픈 바이오닉스

오픈 바이오닉스 측은 사고로 팔이 절단됐거나, 선천적으로 팔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3D 프린팅 기술로 의수를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히어로 암’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히어로 암은 ‘아이언맨’, ‘겨울왕국’ 등 어린이에게 인기가 많은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해 제작된다.

의수를 낯설어하는 어린이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오픈 바이오닉스

문제는 저작권이었다. 디즈니의 허락 없이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하려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디즈니가 이례적으로 캐릭터 라이선스를 오픈하며 해당 사업에 협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디즈니 소속 디자인 전문가를 파견해 직접 제품 제작 과정에 도움을 줬다.

오픈 바이오닉스

히어로 암은 팔의 미세 근육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파악해 움직인다. 물건을 집거나 손가락을 움직이는 등 다양한 동작을 원하는 대로 취할 수 있다.

또 히어로 암을 착용한 어린이들은 물리치료, 재활 과정을 ‘영웅이 되는 훈련 과정’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디즈니의 협조 덕분에 팔 없는 어린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생활할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