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아빠는 딸 생일날 아침 ‘못생긴 케이크’를 조용히 건넸다

By 윤승화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처음 맞은 생일, 아빠가 내온 삐뚤빼뚤 못생긴 케이크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최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세상을 떠난 아내의 습관을 이어받은 어느 아빠의 사연이 전해지며 수많은 누리꾼의 눈시울을 붉혔다.

영국 런던에 사는 로나 해리스(Lorna Harris)라는 이름의 여성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한 눈에 봐도 서툰 솜씨로 만들었을 게 분명한 못생긴 케이크가 하나 포착돼 있었다.

접시 위에 담긴 케이크는 평평하지 못하고 경사진 모습이었다. 케이크 바닥도 울퉁불퉁했으며, 색깔도 고르게 노릇노릇하지 않고 중간중간 갈색으로 탄 모양새였다.

케이크 중간에 든 크림 또한 이리저리 뭉쳐져 있었으며, 위에는 상태가 조금이라도 괜찮아 보이게끔 슈가 파우더가 소복이 뿌려져 있었다.

Instagram ‘lornamedia’

이날은 로나 씨의 생일이었다.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 않는 생일 케이크가 속상해 사진을 찍어 올린 걸까.

사실은 그 반대였다. 로나 씨는 해당 케이크를 받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사연은 이러했다.

로나 씨의 어머니는 딸의 생일마다 항상 직접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주셨다.

딸이 44살이 되도록 한 해도 빠짐없이 만들었고, 어머니가 직접 만드는 생일 케이크는 로나 씨 가족의 전통이 됐다.

그런 어머니가 두 달 전에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엄마가 세상을 떠난 지 두 달 만에 딸의 생일이 찾아왔다.

머리가 희끗한 76세의 아빠는 아내가 만들었던 가족의 전통을 이어받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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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는 44년을 함께 한 엄마였지만, 아빠는 엄마와 5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함께 보냈다.

그 누구보다 더욱더 아프고 힘들 아빠였음에도 사랑하는 딸을 위해 세상을 떠난 아내를 대신해 직접 케이크를 구운 것이다.

늙은 아버지는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로나 씨의 45번째 생일 케이크가 탄생했다.

케이크를 받아든 로나 씨는 “마음이 미어졌다”고 고백했다.

로나 씨는 현지 언론인 허프포스트 UK(영국판)를 통해 “아빠는 심부전증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하신 상태였다”고 밝혀 더욱 뭉클함을 자아냈다.

로나 씨는 그러면서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가장 힘들었던 생일이었지만, 아빠의 생일 케이크 덕분에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의 가족 식사는 케이크 한 조각을 곁들인 간단한 식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온 세상의 사랑을 담은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