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구석에 사탕 79.3kg 놔두고 관람객들이 마음대로 가져가게 한 화가의 사연

By 윤승화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자, 화가는 미술관 한쪽에 79.3kg의 사탕을 쌓아놓고는 사람들이 사탕을 자유롭게 가져가 먹도록 했다.

79.3kg의 무게는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난 연인의 몸무게다. 사탕이 줄어들수록 연인도 세상에서 소멸해간다.

화가는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이 사라져 가는 과정을 지켜본다. 사람들이 사탕을 먹음으로써 그들의 마음이나 기억 속에 연인이 살게 한다.

kaosgl.org

미술관 또 다른 한쪽 벽에는 똑같은 원형 벽시계 2개가 걸렸다.

같은 시계에 동시에 건전지를 넣고 작동시키면, 두 시계는 처음에는 완벽히 동일한 시간에서 출발하지만, 건전지가 닳으면서 두 시계의 시간은 서서히 달라진다. 그러다 어느 한 시계가 먼저 멈추게 되어 있다.

화가는 이를 통해 자신보다 먼저 눈을 감은 연인과의 기억을 담아냈다.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시계와 함께 화가는 연인에게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시계를 두려워하지 마. 시간은 지금껏 우리에게 충분했으니까. 우리는 시간의 산물이니, 그 기한이 끝나면 우리는 돌려주어야지.

우리의 시간은 함께하도록 맞춰졌어. 지금, 그리고 영원히”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가 남긴 편지

세상을 떠난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소멸을 이야기한 화가의 이름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펠릭스의 연인은 1991년 세상을 떠났다.

펠릭스 본인도 1996년 연인과 같은 병으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