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시간 전, 순직한 소방관이 남기고 떠났던 ‘마지막 소원’

By 김 연진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4년 7월 17일이었다. 이날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는 강원소방본부 소속 헬기가 추락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헬기는 추락과 동시에 폭발했다. 사고로 소방관 5명이 순직했다.

그중 한 명이었던 이은교 소방사(순직 이후 소방교)에게는 이루지 못한 소원이 있었다.

그는 사고 발생 1시간 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소원을 적어 내려갔다.

소원은 간단했다. 아니, 간단하지만 쉽게 이뤄지지 않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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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문제와 소방 예산 부족, 소방 장비 노후화 등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 2014년에는 이와 관련된 문제가 뜨거웠다.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과 국가직 전환 문제를 두고 사회적 논의와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시기였다.

현직 소방관들은 방화복, 근무복을 입고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던 시점에 소방 헬기가 추락해 소방관들이 순직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일종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소방 헬기 추락 사고 이후 순직 소방관의 동료들은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 앞에서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EBS ‘다큐 시선’

“우리 대원들이 헬기를 타고 나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소방대원들을 살려달라. 언제까지 우리 소방 조직을 이렇게 놔두시겠느냐”

정 총리는 “충분히 알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지난 4월 발생한 ‘강원 산불’ 이후에 다시 한번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과 국가직 전환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국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목숨 걸고 일하는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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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들을 국가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지난 14일 국회에서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대한 논의를 위해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불참하는 바람에 불발되고 말았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형재난 후 문제점을 살펴보면, 소방 인력과 장비의 부족이 반복됐다. 따라서 지방자치법, 소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개정안과 소방청법을 일괄해 심의, 의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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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교 소방사가 마지막 소원을 남긴 채 떠난 지 5년이 지났다.

그의 소원은 간단했지만,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