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가 아기 족제비 등에 태운 채 하늘을 날게 된 사연

By 박민주

마치 아기 족제비를 업고(?) 비행하는 듯한 딱따구리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015년 영국의 사진작가 마틴 르메이(Martin Le-May)가 촬영한 딱따구리 사진이 재조명돼 화제를 모았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연두색 깃털을 가진 딱따구리가 제 몸집보다 조금 작은 족제비를 태우고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비행 중인 딱따구리의 등에 꼭 매달려 있는 아기 족제비의 모습은 마치 만화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 사진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다. 당시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아내와 함께 런던의 한 공원을 산책하던 마틴은 꽥꽥거리는 소리를 내며 날아오르는 딱따구리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 모습을 담으려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마틴은 렌즈에 비친 광경에 깜짝 놀랐다. 공중에서 날갯짓하는 딱따구리의 등에 조그만 족제비가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딱따구리는 족제비를 떼어내려는 듯 몸을 씰룩거렸지만 족제비는 등에 찰싹 달라붙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힘겹게 날개를 퍼덕이던 딱따구리는 결국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땅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곧 딱따구리와 족제비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딱따구리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드는 족제비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연신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바둥거렸다.

그러던 중 딱따구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마틴 부부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족제비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딱따구리는 하늘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올랐다. 족제비도 이내 도망치듯 숲속으로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딱따구리가 먹이 사냥에 나선 족제비의 공격에 놀라서 날아오르다 뜻하지 않은 비행을 하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 “딱따구리가 무사해서 다행이다” “볼수록 놀랍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