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를 무인도에서 살아남게 한 ‘감사의 힘’

By 김 나현_J

감사 편지는 쓰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매주 3회, 연속 3주간 감사 편지를 썼을 때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올라가며 우울증 증상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감사의 마법은 300년 전 다니엘 데포가 쓴 소설 ‘로빈슨 크루소’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구조나 탈출의 가능성이 없는 무인도에 혼자서 고립된 크루소는 처음에는 한탄했지만, 절망에 빠져있기보다는 생존 전략을 치밀하게 세운다.

그는 유일한 생존자로서 난파선 잔해에서 유용한 물건을 많이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포함해 자신이 고맙게 여기는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 생존의 불씨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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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심리학과 의학에서도 분개하고 애도하기보다 감사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훨씬 문제해결에 도움 된다고 한다.

인간관계의 단절, 가족 간 분쟁, 직업과 재정의 실패 등 상실감에 빠져 후회하고 있으면 더욱 후회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반해 우리가 고맙게 여기는 것에 집중하면 행복하다고 느끼는 감정이 올라가게 된다.

감사는 세계의 많은 전통 신앙에서 오래도록 특권을 누리고 있다.

예를 들어 성경 시편은 “영원히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혹은 “온 마음을 다하여”라며 영속적이고 완벽한 감사를 표현했다.

마르틴 루터는 감사에 대해 의례적으로 행하는 태도가 아니라 진심으로 실천해야 하는 덕목을 복음의 핵심으로 지적했다.

최근의 과학적 연구는 이런 고대의 가르침을 뒷받침한다.

자신을 격려하며 축복하고 다른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는 등, 감사하는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관계에 대한 만족감이 증가하고 신체 질환 증상이 감소했다.

그리고 그 혜택은 정신적·육체적으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도덕과도 관련된다. 감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삶을 물질 위주로 보지 않고 타인을 질투하는 마음도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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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연습과 실천

감사할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거나 감사편지를 쓰거나, 직접 만나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다.

고대 종교에서도 감사의 표현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해 조용히 되새기거나 그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감사에 대한 보상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것도 좋다. 최대한으로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줄 기회를 원하며 심지어 기도까지 하는 사람을 상상해 보라.

로빈슨 크루소는 자신의 삶에서 고마운 것들을 계속 회상하면서, 항해를 시작하기 전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 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진심으로 겸허하게 감사드렸다. 신은 나를 깨닫게 하고 기뻐하셨는데, 이렇게 고립된 환경에서도 내가 살았던 자유 사회의 삶이나, 이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누리는 것보다 나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과거에 내가 살았던 고약하고 저주받은 진저리나는 날들보다 비참한 이 모든 환경에서, 내가 누리는 이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제 나는 느끼고 있다.”

관대함과 감사와 관련해, 위대한 농구 코치 존 우든은 선수들에게 “보답을 기대할 수 없는 사람에게 무언가 베풀지 않으면 완벽한 날은 없다”고 말했다.

즉, 보답을 기대하고 베푸는 사람들과는 달리 순수하게 베푸는 행동을 끌어내려고 했던 것이다. 그는 또 학생들에게 “매일 축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게 했다.

특히 전통 신앙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을 요구했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저녁으로 감사 기도를 드린다.

감사는 심신 건강을 위해 가장 유익하며, 감사하는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이 글은 美 인디애나대학교 리처드 건더먼 의과대학 학장의 글에서 발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