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기형으로 못 걷다가 ‘상어가족’ 듣고 걸음마 시작한 2살 아기

By 남창희

선천성 기형으로 태어나 여러 차례 아픈 수술과 치료를 받은 아기.

아기는 이제 스스로 걸음마를 할 수 있을 만큼 호전된 상태였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자신을 두 발을 믿지 못했다.

걸어보라고 격려하는 의료진도 아기에게는 ‘아프게 쿡쿡 찌르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그때 치료사가 러닝머신 위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아기를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기 상어 뚜 루루(Baby Shark, doo doo doo)…”

Growing Up With Harper Mae

간단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아기는 흥이 났는지 어깨를 들썩거렸다.

그리고는 “뚜 루루”하는 부분에 장단을 맞추며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선천성 기형으로 하반신 마비 위험에 놓였던 아기에게 동요 ‘상어가족’이 가져다준 작은 기적이었다.

미국 ABC뉴스는 플로리다 존스 홉킨스 아동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하퍼 컴패린(2)의 사연을 전했다.

하퍼 캠패린 /Growing Up With Harper Mae

척추 뼈가 불완전하게 닫히는 선천성 기형 ‘척추 이분증’을 지니고 태어난 하퍼는 엄마 배 속에서 1차 수술을 받았다.

이후 태어난 후에도 여러 차례 아픈 수술을 받으며 척추 이분증에 따른 하반신 마비의 위험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하지만 문제는 하퍼가 땅에 발을 내리는 것조차 두려워한다는 점이었다.

병원 물리치료사 미셸 슐츠는 “(하퍼처럼) 병원에서 아픔을 경험한 아기들은 ‘또 나를 찌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치료사가 아무리 발을 내딛을 수 있다고 격려해도, 이미 여러 번 아픈 수술을 받은 아기들은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치료사 슐츠는 이 대목에서 인기동요 ‘상어가족’을 떠올렸다.

러닝머신을 걷는 재활치료 때 상어가족 동요를 들려준다는 아이디어였다.

아이디어는 적중했다. 상어가족을 들은 하퍼는 신이 났는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점차 발을 내딛고 걷게 됐다.

아버지 프레드는 “처음 딸이 발을 내딛고 약 7걸음 걷는 걸 봤을 때 생시인가 싶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치료사 슐츠는 “노래로 치료를 시작하긴 했지만, 이런 의지와 힘은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하퍼가 타고난 근성”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요 상어가족은 바닷 속에 사는 상어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으로 귀여운 목소리와 후렴구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