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유일한 악기로 노래하던 거리의 바이올린 연주자

By 박민주

미국의 어느 지하철역에서 노래를 부르던 한 여성 노숙인에게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7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경찰국(LAPD)은 공식 트위터에 “바쁘게 달려온 당신, 잠시 쉬면서 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어보세요”라는 글과 함께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머리를 두 갈래로 묶은 남루한 차림의 여성이 홀로 지하철 안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있다.

여성의 한 손에는 무언가 담긴 비닐봉지 여러 개가 들려 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짐이 잔뜩 실린 카트를 끌고 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일까.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대에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 여성은 줄곧 바이올린 강사로 활동하며 음악가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건강이 점점 나빠지면서 바이올린 강습을 그만두게 되었고, 형편이 여의치 않았던 그녀는 거리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유일한 생계수단인 바이올린을 도둑맞아 버리고 만 것이다. 이로 인해 거리공연마저도 할 수 없게 된 여성은 살던 집에서 쫓겨 거리에 나앉게 됐다.

바이올린 강사에서 노숙인으로 전락한 여성은 마지막 남은 유일한 악기인 목소리로 연주자의 꿈을 달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경찰관이 그녀의 거리 공연 영상을 찍었고, 경찰국 내부 공감대를 얻어 공식 트위터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순식간에 조회 수가 100만 건을 가뿐하게 돌파할 정도로 누리꾼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이후 완전히 다른 삶이 그녀 앞에 펼쳐졌다. 한 지역 행사에 초청돼 관객들 앞에서 첫 공연을 했을 뿐만 아니라 유명 프로듀서로부터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제안도 받았다.

아울러 그녀의 노래에 감동을 받은 현지 누리꾼들 역시 온라인 모금 활동을 통해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악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음악을 너무 사랑해 노래를 부른다”면서 “언젠가는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꾸며 살고 있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