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양국 긴장 완화

By 에멜 아칸

세계 경제 대국 미국과 중국이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2년 가까이 지속된 무역분쟁의 ‘휴전’을 공식화하며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1단계 합의 서명식을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이날의 서명에 대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미국 노동자·농민 가족에게 경제 정의와 안보의 미래를 전하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하며 “매우 중요하고 주목할 만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무역 거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한 “사람은 현재를 보지만 하늘은 미래를 본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면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세계에 평화와 번영이 넘치는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서명식에 참석한 각계 관계자를 비롯해 마스터카드·허니웰·보잉·미국 상공회의소·AIG보험사·J.P 모건체이스·포드 등 미국 경제인들에게 잇따라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합의 후 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힌 ‘2단계’ 협상 완료 후 중국에 대한 징벌적 관세 철폐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회사에 15억 인구의 대규모 중국 시장을 개방해 줄 수 있는 전례 없는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리들에게 둘러싸여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2020. 1. 15.| 샬롯 커스버트슨/에포크타임스

류 장관은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읽고 싶다고 했다.

서한에서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20일 전화를 통해 “이 합의 결과가 중국과 미국, 전 세계에 유익하도록 양국이 상호 존중하며 노력하자”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상기시키며 그대로 이뤄지길 희망했다. 그러기 위해 미국 측이 중국 기업의 통상 및 투자 활동에 대해 공정하게 거래하고, 양국의 기업·연구소·학교·대학 간 협력을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시 주석은 전했다.

90쪽 분량의 합의문에는 지식재산권·기술이전·농산물·금융서비스·거시정책·외환 투명성·교역 확대·이행 강제 메커니즘 등 8개 분야가 담겼다.

이행 강제 메커니즘

미국이 무역 협상 과정에서 줄곧 제기해 왔던 기술이전 금지,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대해 원칙적인 약속은 받았지만 민감한 세부 사항은 2차 협상으로 미뤄졌다. 중국이 앞으로 2년간 미국 제품 2천억 달러어치를 추가로 수입하기로 한 약속도 중국이 이행하기에는 쉽지 않은 대목이다.

이를 대비해 미국은 합의사항 위반 때 90일 이내에 관세를 재부과할 수 있고, 중국은 보복하지 않기로 하는 이행 강제 메커니즘이 합의문에 포함됐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에 따르면, 항소가 시작될 때부터 분쟁 해결까지 75일이라는 기간이 상정됐다. 그는 이 기간 내에 해결책이 없다면, 15일의 추가 협의 기회를 주고 “당사자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중국이 미국에 보복하거나 도전하는 것을 피하고자 고안된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해 만난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2020. 1. 15.| 샬롯 커스버트슨/에포크타임스

무역 합의 지속성 불확실

미중 무역 협상의 부분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공약대로 이행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권을 노골적으로 비판해오던 릭 스콧(공화) 상원의원은 “미국이 농산물 수출량을 늘리려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공산주의 중국은 결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지 인터뷰에 이메일로 응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기술을 훔치고 있으며, WTO의 일원으로 지켜야 할 외국 상품에 대한 시장 개방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남아있는 골치 아픈 문제들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은 향후 협상으로 미뤄졌다.

미 행정부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이며 무역전쟁의 불씨가 되기도 했던 국가 보조금 문제에 대해 중국 당국은 어떻게 삭감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 수천억 달러의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며 중국은 주요 산업을 성장시켰다.

중국의 지적재산(IP)에 대한 입장은 계속해서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큰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고 IP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규칙의 시행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은 여전하다.

피터 모리치 메릴랜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1단계 무역 합의에서 중국 정책의 실질적 변화는 없다며 중국이 실제로 2000억 달러어치 미국 제품을 수입한다면 2단계 협상은 쉬워질 수 있고, 중국에서 시장 경제 자유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리치 교수는 미국 대선 이후까지 2단계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재임되지 않는다면 이 협정은 매우 모호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 문제

미 재무부가 지난 13일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 경쟁으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환율 조작에 의존한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8월 미 재무부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1994년 이후 처음이었다.

재무부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중국이 경쟁적 평가절하를 삼가고, 환율과 관련한 정보들을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고 환율조작국 제외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재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9월 달러당 7.18위안에서 현재 6.90위안까지 내려갔다.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섯 가지

1단계 무역합의는 미국 농부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중국의 보복관세는 축산물뿐만 아니라 콩, 옥수수, 밀, 면, 쌀, 수수 등 많은 농산물에 영향을 미쳤다. 콩은 무역전쟁 이전에 미국의 대중국 수출의 거의 10%를 차지했기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품목이다.

씨티그룹의 경제학자 세사르 로하스는 한 연구 발표에서 미국은 거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6개 제품의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콩, 자동차의 차체(body)와 차대(Chassis.섀시), 항공기, 액화천연가스, LED 램프 등이다.

로하스 연구원은 이러한 제품 생산이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 국내 투자와 산업 생산에는 건설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콩과 곡물은 중국에 즉시 수출할 수 있지만 자동차나 항공기는 장기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무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중국 정권은 13일 관영 경제신문과 제휴한 소셜미디어 계정에 “무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글을 발표했다.

중국 정권은 단지 1단계 무역 합의일 뿐이라며 “우리는 무역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모든 관세를 철회하지 않았고 중국은 여전히 보복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아직 불확실한 점이 많다”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수십 년간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종식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2018년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시장 장벽, 국고보조금, 환율조작, 제품 덤핑, 강제기술 이전, 지적재산 도용 등을 착수하며 경제 성장을 이뤘다.

중국과 협상을 주도한 라이타이저 대표는 중국이 약속을 이행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중국이 계속 선의로 행동하는 한 미국은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에포크타임스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