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으로 종이접기 실력 알려 SNS 스타된 中 뇌성마비 청년

By 박 형준 인턴기자

오직 치아와 혀를 사용해 종이접기를 하는 중국 청년이 네티즌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19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놀라운 사연이 게재됐다. 중국 산둥성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 까오광리(29)의 이야기다.

뇌성마비로 사지를 쓰지 못하는 까오광리는 오직 치아와 혀를 사용해 종이접기를 한다.

개구리, 로켓, 비행기, 두루미 등 못 만드는 작품이 없을 정도로 경지에 오른 실력. 만드는 시간 또한 짧아 가히 신기할 따름이다.

지난 2017년에는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불과 3분 34초에 걸쳐 커다란 배를 접어낸 까오광리는 “손가락 쓰는 거랑 똑같다”며 실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Shandong Culture Channel

까오광리가 종이접기에 관심을 가진 건 12살 무렵이었다. 학교에 다니지 못한 그에게 종이접기는 가장 재미있는 놀이였다.

또래 친구들이 손으로 종이접기를 할 때, 까오광리는 입을 이용한 종이접기를 연마했다.

그 과정에서 종이를 많이도 먹었다는 까오광리. 그는 “18살쯤에는 구강염을 앓으며 고생 좀 했다”며 “종이를 너무 많이 삼켜서 밥을 못 먹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실력이 무르익었을 무렵 기회가 찾아왔다. 2014년 다른 장애인 친구가 바깥세상으로 나가 도시를 구경하고, 각자의 재능을 살려 버스킹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던 것.

친구와 함께 버스킹을 떠난 까오광리는 그동안 갈고닦은 종이접기 실력을 숨김없이 발휘했고, 이내 두 친구는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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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어지는 야외 생활로 인해 건강에 무리가 왔고, 이내 까오광리는 투어를 중단한 후 온라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에 개인 상점을 차려 종이접기 작품을 판매했다.

이미 유명세를 얻은 까오광리의 작품은 곧바로 인기를 끌었다. 중국 SNS 플랫폼 ‘콰이쇼우’에는 까오광리를 팔로우하는 팬들도 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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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판매해 꽤나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까오광리. 그의 어머니 왕귀젠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옷을 사고 싶다고 말했더니 움직이지 못하는 까오광리가 내게 돈을 줬다”며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머니로서 느끼는 대견함이 가득 배어 있는 말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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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까오광리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까오광리는 “작은 수공예 공장을 열어 장애인이 조금이나마 더 돈을 벌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동시에 연설을 배워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은 장애인에게 전달하고, 이를 통해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까오광리.

그의 선한 꿈을 접한 네티즌들은 ‘멋지다’, ‘마음이 강한 사람이다. 존경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