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도시 표방하는 중국 청두에서 요즘 볼 수 있다는 ‘공유박스’

By 남 창희

돌아다니다가 피곤하면 쉴 곳을 찾아 카페나 공원, 혹은 쇼핑몰의 빈 의자를 찾게 된다.

중국 선전에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작지만 알찬 공간이 마련됐다. 이름은 ‘공유박스(共享盒子·궁샹허즈)’다.

공유박스 내부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소파와 함께 휴대폰 충전기, 와이파이, TV, 쓰레기통이 들어섰다. 쾌적한 휴식을 위해 에어컨과 공기정화기도 설치됐다.

중국 청두에는 현재까지 이런 공유박스가 상업지구와 공원에 총 5곳 설치됐다.

중국망 캡처

공유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무료는 아니다. 요금은 30분에 18위안(약 3천원)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오후 11시다.

운영업체에 따르면 이용자 평균 이용시간은 45~60분 정도다. 우리돈 5천~6천원 정도에 한 시간 조금 안 되는 시간을 쉬어가는 셈이다.

톈푸 등 현지 언론은 이용자들이 공유박스를 찾는 이유가 대부분 “조용히 있고 싶어서”라고 보도했다.

빠르게 성장한 중국 경제의 이면에 발전속도를 따라가느라 피곤한 현대인들의 애환이 서린 서비스인 셈이다. 청두에서는 얼마 전 공유 수면방도 등장했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공유박스가 청두에 나타난 것은 지난 1월부터다. 운영업체 관계자는 “청두는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이 빠르고 공유문화에 대한 공감대가 큰 도시”라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사용자 방명록이다. 현지 언론은 “실연당했다, 혼자서 생일을 축하하러 왔다는 사연부터 아이 데리고 잠시 쉰다는 엄마, 친구들과 숙제하러 왔다는 학생의 글도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실내 마련된 구형 닌텐도 게임기를 보고서 “옛날 게임들이 중독성이 심한데, 자녀가 게임에 중독될까 걱정스럽다”고 쓴 학부모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공유박스의 장점은 이용편의성으로 보인다. 한 이용객은 현지 언론에 “휴식을 위해 숙박시설을 이용하려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체크인을 해야 한다. 커피숍은 사람이 많아서 불편하다”면서 “이곳은 숙박시설보다는 간편하고 커피숍보다는 조용하다”고 말했다.

한편 운영업체 측은 유명 관광지와 대학, 터미널, 오피스텔 밀집지역 등에 설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