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1심 무죄 선고… “너 하나 죽이는 건” 발언 신빙성 낮아

By 연유선

소속 가수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2일 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최대 쟁점은 ‘협박 여부’였다.

재판부는 공익제보자 A씨의 진술이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어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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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해자의 언론 인터뷰, 경찰 조사, 이 법정에서까지 진술에서 말투나 행동 묘사가 덧붙여지거나 더 구체화된다”며 “사람의 기억이 흐려지는 게 일반적인데 진술 변화에 납득할 맥락도 안 보여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A씨가 이 사건 이후에도 YG 소속 연예인과 마약을 공유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고 지적하며 “양 전 대표의 협박·강요로 의사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정도의 공포심을 느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가 양 전 대표에게 구체적인 액수까지 언급하며 사례금 등 진술 번복 대가를 기대한 사정도 다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양 전 대표가 A씨의 진술을 번복하고자 설득하거나 압박한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며 비난 가능성이 높은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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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대표는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재판부 판결에 존경을 표한다”며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가수 연습생이었던 A씨는 2016년 마약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비아이의 마약투약 의혹을 진술했다가 번복했다. 이후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YG 측의 외압을 받아 진술을 바꿨다고 제보했다.

A씨는 지난 4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양 전 대표가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협박했다며 “진술을 번복하면 사례비를 주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