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명앵커의 막말… “英 여왕 장례식에 핵무기 쐈어야”

By 연유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숙하게 거행된 가운데 러시아 국영방송의 한 앵커가 “여기다 핵공격을 해야 한다”는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뉴스위크 등 외신들이 20일 보도한 데 따르면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의 시사프로그램인 ‘60분’의 진행자 ‘올가 스카베예바’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왕의 장례식에 핵무기를 쐈어야 했다”고 말했다.

로시야1

‘푸틴의 입’으로 불리는 스카베예바는 대표적인 친정부 언론인이다. 그는 영국 여왕의 국장이 열린 19일, 러시아 국회의원이자 예비역 장성인 안드레이 구룰로프와 토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구룰로프 의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핵공격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관련해 “악의 뿌리는 영국에 있는데, 왜 (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폭격하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스카베예바는 “(푸틴 대통령은 여왕의 장례식이 열린) 오늘 핵 공격을 해야 했었다. 그 장례식에는 전 세계 지도자들이 다 모여 있었다”고 장단을 맞췄다.

스카베예바는 평소에도 서방국가들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특히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자 크게 분노했다고 한다.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

개전 두 달 뒤인 지난 5월에는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모의 핵공격 시뮬레이션 화면을 보여주며 “200초면 파리와 런던, 베를린을 핵무기로 강타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영국을 비판하며 “우리가 핵미사일을 발사하면 영국은 쑥대밭이 될 것이다. 영국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큰 논란을 빚었다.

스카베예바의 19일 발언에 대해 영국 외무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푸틴은 이틀 뒤인 2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예비군 30만 동원령을 내리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강조했다.

푸틴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의 개입이 선을 넘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핵 협박’이라면서 “서방의 핵무기 위협에 경고한다. 우리에겐 더 강력한 무기가 있다. 러시아 영토의 완결성을 위협한다면, 동원 가능한 모든 무기를 사용하겠다. 이건 그냥 엄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