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타고 시민 구해야 하는데…” 헬기장서 소방관들 ‘배추 농사’ 짓게 한 구조 단장

By 김우성

헬기를 타고 위험에 처한 시민들을 구조하는 119 특수구조단 소방관들.

그런데 헬기 착륙장에서 구조가 아닌 ‘농사일’을 해야만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구조 단장갑질 때문이었다.

YouTube ‘MBCNEWS’

지난 14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인천소방 119 특수구조단 소방관들은 작년 6월 부임한 강 모 단장이 농사일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헬기 이착륙장 옆 공터에 텃밭을 만들어 고추와 가지, 배추 등을 심고 소방 장비를 동원해 강제로 농사일을 하게 했다는 것.

소방관들은 아침에 출근하면 개인장비 점검을 한 뒤, 바로 농사일에 동원돼서 점심시간 이후까지 쭉 노역에 동원되었다고 한다.

뉴스데스크는 현재 해당 텃밭에 농작물은 없지만, 그 옆으로 철조망과 맞닿은 구석엔 뽑힌 배추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고 전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배드민턴을 잘하는 직원을 뽑아 소방 헬기 격납고에서 방화복 차림으로 배드민턴을 치게 했고, 같은 동네 부하 직원에게 1년 넘게 출퇴근길 카풀을 강요하는 등 무리한 요구가 이어졌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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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러한 갑질 의혹에 대해 강 모 단장은 “강제가 아니었다”며 “텃밭은 대원들이 자발적으로 꾸며 배추를 나눠 먹었고, ‘방화복 배드민턴’은 딱 한 번 있었던 일로, 소방관 특유의 문화”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스데스크는 단장이 최근 국무조정실이 암행감찰에 나서자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술해달라고 압박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강 모 단장은 지난달 “직원들이 신선한 채소를 먹게 했으면 좋겠다. 내가 잘 먹자고 한 게 아니라 같이 잘 먹자고 한 것 아닌가요? 그렇게 좀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소방본부는 감찰 결과에 따라, 강 단장에 대한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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