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고생 많다” 비상근무 중인 공무원들에 간식 12만 원어치 쏜 군의원들 ‘벌금형’

By 이현주

태풍이 올라오던 상황에서 비상근무 중이던 공무원들에게 간식을 사준 군의원들이 처벌받았다.

25일 춘천지법 형사2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군의원 A(55)씨와 B(54)씨에게 각각 벌금 5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강원 동해시 망상해변에 성난 파도가 치고 있다. | 연합뉴스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두 사람은 지난 9월 5일 저녁 군청 재난대책본부에서 비상근무 중인 공무원 10여 명에게 치킨과 피자, 음료수 등 12만 5천300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상황이었다.

‘힌남노’의 영향으로 강원 지역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와 강풍, 폭풍해일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 본청 40명, 시·군 547명의 공무원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태풍 때문에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위해 간식을 제공한 것이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공직선거법은 지방의원이 선거구 내 사람과 기관, 단체, 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정해놨다.

재판부는 이유나 형식을 가리지 않고 기부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취지에 비춰서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제공한 음식물 값이 크지 않고 일회성에 그쳤고, 지방선거부터 3개월 후에 벌어진 일이라 다음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은 형량에 감안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