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고 싶어요…” 상하이 유학 갔다가 기숙사에 갇힌 한국 대학생들

By 김우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도시 봉쇄가 장기화되고 있는 중국 상하이.

이곳 대학에서 유학 생활 중인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귀국을 희망하고 있지만, 한 달째 기숙사 밖으로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지난 16일 상하이 푸단대학교 앞으로 보낸 협조 공문에서 “최근 많은 학부모와 학생이 총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며 귀국하겠다는 강렬한 희망을 표시했다”며 “본인이 원하는 학생의 귀국을 가급적 빨리 비준하는 방법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전신 방호복을 입은 방역요원이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또 총영사관은 “봉쇄 장기화로 한국 유학생들이 정신적으로 극도의 공황과 고립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시는 3월 이후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8일부터 도시를 봉쇄했다. 하지만 상하이 대학들은 이보다 먼저 자체 격리에 들어갔고, 학생들은 벌써 한 달째 학교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초기에는 학교 안 이동이 가능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기숙사 방 밖에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들은 현재 기숙사에 머물며 식사도 학교 측이 방문 앞에 전달해주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품 반입이 어려워 생수, 휴지 등 생필품을 구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지난달 28일부터 8일째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 정부가 관내 가정에 나눠준 식료품 꾸러미. 당국은 최근 상하이의 각 격리 가정마다 고기, 야채 등이 섞인 식품 꾸러미 하나씩을 무상으로 배급했다. / 연합뉴스

학교 밖에 거주하는 유학생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푸단대 학생회 조사에 따르면 학교 밖에 거주하는 유학생 170명이 식료품이 부족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쉽지 않다는 것.

상하이에서 서울로 가는 항공편이 주 2회 운항 중이지만 유학생들이 거주지에서 공항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학교나 거주지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주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본인이 원하는 유학생에 한해 다른 대학들에도 비행기 탑승을 위한 코로나 검사, 공항 이동 등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양측 협의를 통해 지난 15일에는 한국 유학생 20여 명이 비행기편으로 한국에 귀국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도시 봉쇄가 계속되는 중국 상하이의 푸둥 지역에서 12일 보호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주민들에게 배급할 채소 등 식재료를 확인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봉쇄 전 상하이에는 푸단대 300명을 비롯해 1000명 이상의 한국 유학생이 체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구 2,500만 명인 상하이에선 지난달 이후 35만 명이 코로나에 감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