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기 안 좋다” 미국 졸업식서 작심 발언했다가 ‘매국노’로 몰린 중국 유학생

By 김우성

미국 대학 학위수여식에서 했던 발언 때문에 자국에서 ‘매국노’로 몰린 중국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중국의 여러 매체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를 졸업한 양슈핑은 지난 2020년 중국으로 돌아온 뒤 여러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학위수여식에서 한 발언 때문이었다. 2017년 연단에 선 양슈핑은 유학 생활을 하며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양슈핑은 “나는 중국의 도시에서 자랐다. 밖에 나갈 때마다 마스크를 써야 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병에 걸렸다. 그러나 공항을 벗어나 숨을 쉬면 자유롭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또 다른 종류의 공기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것은 표현의 자유다.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는 당연시돼선 안 된다. 그것은 깨끗한 공기처럼 싸워서 얻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발언했다.

왕이신원

미국에서는 큰 화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 8분짜리 연설을 담은 영상은 중국에서 공유된 지 단 하루 만에 5천만 조회 수를 기록했을 만큼 큰 논란이 됐다.

중국 누리꾼들은 그에게 ‘매국노’라고 맹비난했고, 특히 중국 언론들은 “양슈핑은 연설하기 전에 분명 미국 정부로부터 돈과 지위를 약속받았을 것이다. 이득을 보기 위해 아무 거리낌 없이 미국에 아첨했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고 일주일 후 양슈핑은 “외국에서 배운 것들로 조국에 기여하고 싶다”며 “그 연설은 나의 유학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뿐이고 내 조국과 고향을 부정하거나 얕잡아 볼 의도는 없었다. 깊이 사과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사과문을 조롱이라도 하듯 양슈핑의 고향인 윈난성 쿤밍시 정부가 공식 웨이보 계정에 ‘우리 도시의 공기는 달콤하고 신선하다’는 말과 함께 그의 연설 영상을 공개하면서 논란만 더 커졌다.

이후 양슈핑은 미국 한 기업에 취업했으나 동료와의 갈등으로 일 년 만에 해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거류증이 만료되자 양슈핑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대신 한국행을 택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번지자 쿤밍시로 돌연 귀국했다.

그의 행보는 곧장 현지 언론과 누리꾼들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현재 양슈핑은 칩거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