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둔 아빠, 무서워하지 마” 수상소감으로 백상 울린 조현철 끝내 부친상

By 이현주

배우 조현철과 그의 형인 래퍼 매드클라운(본명 조동림)의 아버지가 영면했다.

조현철 소속사 ‘프레인TPC’에 따르면, 조현철 형제의 아버지 조중래 씨는 22일 투병 끝에 별세했다.

JTBC(좌), 세임사이드컴퍼니 제공(우)

고인은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출신으로, 명지대 교통공학과 명예교수다.

공익 변론에 힘쓰며 ‘전태일 평전’을 쓴 고 조영래 변호사의 동생이기도 하다.

그의 투병 생활은 둘째 아들인 조현철이 지난 6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수상소감에서 언급하며 전해졌다.

조중래 명지대 공과대학 교통공학과 명예교수. 연합뉴스

당시 조현철은 넷플릭스 드라마 ‘D.P’로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받은 뒤 아버지를 언급했다.

그는 “죽음을 앞둔 아버지에게 조금 용기를 드리고자 잠시 시간을 할애하겠다”라며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다.

조현철은 “아빠가 눈을 조금만 돌리면 마당 창밖으로 빨간 꽃이 보이잖아. 그거, 할머니야. 할머니가 거기 있으니까 아빠가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죽음이라는 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냥 단순히 존재 양식의 변화인 거잖아”라며 자신의 첫 장편영화 ‘너와 나’를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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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철은 “영화를 준비하는 6년의 시간동안 내게 아주 중요했던 이름들”이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국내에서 공해병을 처음으로 인정받은 박길래 씨, 홀로 작업하다 숨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 성전환 수술받은 뒤 강제전역된 고 변희수 하사 등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특히, 박길래 씨는 1980년 상봉동 진폐증 사건의 피해자로, 한국 최초 공해병 판정을 받았다.

故 조중래 교수와 故 조영래 변호사 형제가 이 소송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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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는 이들이 죽은 뒤에도 분명히 여기 있다고 믿어”라며 “그러니까 아빠, 무서워 말고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어”라고 말해 좌중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고인의 장례식장은 서울아산병원 3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4일 오전 5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