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치를 돈 없어서” 냉장고에 치매 아버지 시신 넣어둔 아들이 붙잡혔다

By 김연진

아버지의 시신을 수개월간 냉장고에 방치해둔 2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들은 “장례 치를 돈이 없어서 그랬다”라고 진술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확인됐다.

5일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아버지의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한 20대 남성 A씨가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JTBC

A씨의 범행이 처음으로 밝혀진 건 지난달 30일.

충남 서산의 한 원룸에서 관리인이 A씨의 집 냉장고를 열었다가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 아버지의 시신이었다.

당시 시신은 심하게 야위어 냉장고 안에 앉은 자세로 발견됐으며, 오래 방치돼 부패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 “장례 치를 돈이 없었다”라고 진술하며 범행을 인정했다.

MBC

그런데 아버지의 사망 경위를 캐묻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아버지가 숨지기 전, A씨에게 학대를 당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A씨의 아버지는 올해 초부터 치매와 당뇨 등으로 건강이 나빠졌다.

그런데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자 A씨는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이유로 식사나 약 처방도 제대로 해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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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학대는 한 달이 넘도록 이어졌으며, 아버지가 숨지자 시신을 냉장고에 방치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고, A씨를 상대로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