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으로 6명 살리고 떠난 아들 방에서 아빠가 7년째 하는 일

By 이현주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iN’에 장기 기증 관련 질문이 올라오면 어김없이 답변을 다는 이가 있다.

바로 ‘윤길아빠’다.

그가 지금까지 지식iN에 게시한 장기 기증 답변은 3천 개가 넘는다.

SBS

‘윤길아빠’는 2015년 뇌사 상태에 빠진 아들의 장기기증을 어렵게 결정한 홍우기(73) 씨다.

지난 12일 SBS 뉴스는 홍우기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홍 씨는 70살이 넘은 나이에도 지식iN에 ‘장기 기증’ 질문이 올라오면 독수리 타법으로 느리지만 정성스럽게 답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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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씨가 하루 대부분을 장기 기증 지식 나누는 데 쓰는 건 아들 윤길 씨 때문이다.

아들은 7년 전 결혼 상견례를 앞두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뒤 34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홍 씨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그렇게 됐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라며 “아들 육신의 일부라도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장기 기증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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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길 씨의 기증으로 6명이 새 삶을 시작했지만, 아버지 홍 씨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슬픔을 잊기 위해 지식 나눔을 시작했다.

아들이 머물던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인 방에서 ‘윤길아빠’라는 아이디로 답을 달기 시작했고, 이제 그 답이 3,600여 개가 됐다.

또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손잡고 홍보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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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씨는 “자주 묻는 말이 장기 기증 희망 등록에 대한 문의다. 온라인(한국장기조직기증원 홈페이지)이나 휴대폰(1544-0606)으로 얼마든지 등록할 수 있다”라고 했다.

현재 국내에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4만여 명, 장기 이식 대기 중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하루 평균 6.8명이다.

홍 씨는 장기 기증은 세상의 마지막을 보람 있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