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세트장인가”… 충격적인 러시아 징집병 숙소

By 연유선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대상 ‘부분 동원령’을 발동함에 따라 징집된 병사들의 열악한 숙소 환경이 SNS에 공개됐다. 해당 숙소는 마치 ‘오징어 게임 세트장’을 연상케 했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넷플릭스는 이미 러시아에서 철수했는데 ‘오징어 게임’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러시아 병사들의 숙소를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출처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영상에는 러시아 병사들이 체육관 같은 건물에 빼곡히 들어선 2층 침대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담겼다. 2층 침대 2개를 붙여 4자리가 한 세트로 돼있으며 서로 다닥다닥 붙어있다. 병사들은 침대 사이사이로 난 좁은 길을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다.

이 영상은 게재 이후 빠른 속도로 각종 SNS와 세계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9gag, 레딧 등으로 퍼져나갔다.

많은 누리꾼들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언급하며 드라마에 나오는 숙소와 러시아 병사들의 숙소를 비교했다. 노숙자 보호소 같다는 의견도 많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이보다 앞서 지난 26일 텔레그램에는 침대가 부족해 러시아 병사들이 바닥에 누워서 자는 모습도 올라왔다.

해당 영상을 본 전 세계 누리꾼들은 “저런 곳에서 사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게임을 시작하지” “(오징어 게임과 달리) 저들 중에 생존자는 없을 것” “땀에 젖은 양말과 보드카 냄새가 여기까지 난다” 등의 조롱과 비판이 담긴 반응을 보였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동원령 이후 잘못된 징집 사례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실수를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곳곳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벌어지면서 내부 단속과 민심 달래기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RIA)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위원회 회의에서 “부분 동원령 집행 과정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면서 “징집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실수를 시정해야 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 경험이 있고 필요한 전문 분야에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을 우선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많은 자녀가 있는 남성, 만성질환자, 징집 연령이 지난 사람이 동원된 것이 잘못된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