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걸으면 재발” 4급 판정 두 달 뒤 8박9일 유럽여행 간 정호영 아들

By 김우성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척추 협착으로 병역 4급 판정을 받고 두 달 뒤,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행 일정에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둘러보는 코스가 있어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27일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가족은 2015년 12월 동유럽 패키지여행을 예약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 연합뉴스

2015년은 정 후보자의 아들 정 씨가 재검을 통해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이 된 해이다.

정 씨는 2015년 10월 29일 아버지가 일하던 경북대학교병원에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이 진단서에는 정 씨가 척추 협착을 앓고 있다는 의사 소견이 적혀 있는데, 장거리 보행 시 통증이 재발할 수 있고, 증상이 악화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 정 씨는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30도만 올려도 통증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고 약 일주일 뒤인 11월 6일, 정 씨는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서 4급 판정을 받았고, 한 달 뒤인 같은 해 12월, 정 후보자의 가족은 동유럽 패키지여행을 예약했고, 이듬해 1월 20일 여행을 위해 출국한 것.

여행은 8박 9일 동안 5개국 주요 도시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일정 중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둘러보는 코스가 포함돼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 의원은 “정 씨가 척추협착 판정을 받고 두 달 만에 (왕복) 약 24시간 비행과 동유럽 5개국 일주를 한 것을 두고 의혹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3년 정 씨가 허리 통증으로 첫 진료를 받기 한 달 전에 홍콩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고도 밝혔다. 당시 진료 기록에는 5주 전부터 통증이 있었다고 적혀 있었다.

인 의원은 2015년 재검 당시 MRI 영상자료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측은 “후보자 아들의 유럽 여행 이유에 대해 준비단에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척추질환은 항상 아픈 만성질환이 아니라 악화기와 정상기를 반복하는 질환이며, 대다수 척추질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님을 고려해주기 바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