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2층 매달린 여성… 본인 손에 ‘수갑’ 연결해 살린 경찰관

By 연유선

1월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7일 한 순경이 아파트 난간에 매달린 여성을 구해냈다.

지난해 9월 17일 밤, 울산북부경찰서 농소1파출소에 112 출동 신고가 들어왔다.

그것도 ‘코드 0(제로)’, 최단 시간 내에 출동해야 하는 긴급 신고였다. 고경호 순경(35)은 동료 경찰과 황급히 출동했다.

출동한 현장에서는 12층 아파트 난간에 50대 여성이 매달려 있었다. 여성은 술에 취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 것이다.

당시 투신을 시도한 여성의 몸이 거의 다 창밖으로 나가 있었고, 그를 남편과 아들이 간신히 붙잡고 있었다.

여성을 구하려면 출동한 경찰과 가족이 힘을 합쳐 끌어올려야 했다. 자칫하면 12층에서 아래로 추락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바로 그때 고 순경은 여성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남은 한쪽을 자신의 손목에 채웠다.

절대로 떨어지게 하지 않겠다고, 어떻게든 반드시 살리겠다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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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에 여성은 무사히 끌어 올려졌고 구조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다행히 여성의 목숨을 구했지만 하마터면 고 순경까지도 목숨이 위험한 순간이었다. 수갑으로 여성과 묶인 터라 여성이 추락하면 높은 확률로 같이 추락하게 된다.

고 순경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안방 쪽 작은 베란다가 있는데, 추락 직전의 상황이었다. 한쪽 다리는 남편분이, 한쪽 팔은 아드님이 잡고 계셨다. 잡은 지 시간이 좀 됐는지 두 분 다 힘이 점점 빠져서 위험했다”고 설명했다.

수갑을 채운 것에 대해서는 “방법이 안 떠오르다가, 문득 수갑 있는 게 생각났다. 아주머니 오른쪽 손목에 한쪽 수갑을 채우고, 제 손목에 다른 쪽 수갑을 채웠다. 그래서 동료와, 남편과 아드님과 같이 끌어올려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냥 구해야겠다고만 생각이 들었다. 내 몸무게가 90kg이라 좀 나가기도 했고, 밤이고, 밖이 잘 보이지 않아 좀 더 과감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위험하다’고 혼났지만 고 순경의 아버지는 그를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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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렇게 사람을 구하는 데에 필사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경찰이 된 지 1년 차에 한 여학생이 중학교에서 투신하는 것을 설득해 구했다.

그런데 며칠 뒤 그 여학생이 아파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구하지 못했다.

게다가 마침 순찰 시간이라 그 장면을 직접 보기까지 했다.

그는 그 사건 이후 앞으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의 좌우명은 ‘쓰러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다’이다. 실제로 좌우명처럼 최선을 다해서 사람들을 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