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팠을까… 우리 아기 불쌍해서 어떻게 보내…”
지난 9일 대전의 한 장례식장에 음주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 배승아(9) 양의 빈소가 차려졌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빈소에는 조문객도 화환도 없이 유족들의 흐느낌만 흘러나왔다.
하루아침에 자식을 잃은 배 양의 어머니 A(50)씨는 빈소 한쪽 구석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A씨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사고 나기 15분 전에 ‘친구들이랑 조금만 더 놀다가 들어가겠다’고 전화가 왔었다. 그게 마지막 통화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횡단보도 건널 때는 꼭 초록 불인지 확인하고, 손들고 조심히 건너라고 수도 없이 가르쳤는데… 차가 인도로 돌진해 딸아이를 앗아갈지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애답지 않게 생각이 깊고 철이 너무 일찍 든 딸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아파하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며 오열했다.
빈소를 지키던 배 양의 오빠 B(26)씨도 “생일이 한 달밖에 안 남았는데… 자기 침대를 갖는 게 소원이라고 해서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라며 울먹였다.
또 “부디 (음주 운전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게 해, 더 이상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서 8일 오후 2시 21분경,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SM5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배 양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끝내 숨졌다. 사고 현장에 있던 9∼12세의 어린이 3명도 다쳤다.
SM5 차량의 운전자인 60대 남성은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음주 운전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위험 운전 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