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납·성형수술 강요한 엽기 사이비 교주, 징역 ‘8658년’ 선고

By 연유선

TV 채널을 운영하며 수많은 여신도들을 성노예로 삼은 튀르키예(터키) 사이비 종교 지도자가 재심에서 8658년형을 선고받았다.

16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터키 법원은 이날 열린 재심 재판에서 사이비 종교 단체를 운영하며 성폭행, 미성년자 학대, 돈세탁, 스파이 활동,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지른 아드난 옥타르(66)에게 징역 8658년을 선고했다.

하룬 야흐야(Harun Yahya)라는 필명으로도 알려진 옥타르는 2000년대에 서양인을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는 대규모 캠페인을 이끌었다.

이 남성은 ‘하룬 야흐야’라는 필명으로 이슬람 창조론에 대해 책을 쓰고, 이를 소재로 사이비 종교를 이끌어왔다. 또 본인이 소유한 텔레비전 채널 ‘A9TV’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hurriyetdailynews.com

그는 방송 토크쇼에서 ‘진정한 이슬람’에 대해 설교하며 늘 ‘아기 고양이’로 부르는 젊은 여신도들에게 둘러싸여 있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토크쇼는 이슬람 종교 토론과 장황하고 모호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가운데 이국적인 메이크업과 가발, 눈길을 끄는 복장을 한 매력적인 여성들을 동시에 보여줬다. ‘아기 고양이’들 가운데에는 명문대를 졸업하거나 석사 학위를 보유한 고학력 여성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신도들에게 자신에 대한 사랑을 선언하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도록 강요했으며, 나아가 성폭행 및 성형수술까지 강제로 저질렀다.

아드난 옥타르 인스타그램 캡처

조직을 떠난 여신도들이 성적 학대 사실을 폭로하면서 교단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현재 옥타르의 조직을 빠져나와 캐나다로 도피한 한 여성은 자신이 마취 없이 강제로 코 성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형 수술에 대해 “끔찍하고 끔찍했다. 나는 아직도 그들이 망치와 끌을 내 코에 들이대는 횟수를 세고 있었던 때를 기억한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경찰은 2018년 7월 옥타르의 집을 급습했을 당시 6만9000개의 피임약을 발견했다. 옥타르는 이 약들이 피부 질환과 월경 문제를 치료하는 데 사용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이후 터키 경찰은 옥타르의 교단이 이슬람 단체를 가장한 범죄조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그의 TV 채널도 폐쇄했다.

연합뉴스

옥타르는 2021년 기소됐을 당시 범죄 조직 주도, 불법 스파이, 미성년자 성적 학대, 강간, 협박, 고문 등 10가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075년 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옥타르는 법정에서 “내 마음에는 여성에 대한 사랑이 넘쳐난다. 사랑은 인간으로서, 이슬람교도로서의 당연한 자질”이라며 “내게는 1000명의 여자친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옥타르는 상급심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다시 열린 재판에서 이스탄불 고등법원은 그에게 적용된 추가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8658년형을 선고했다.

튀르키예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고는 튀르키예 사법당국이 내린 ‘가장 긴 형량'(9803년 6개월)에 비해 짧지만, 여전히 튀르키예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처벌 기록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