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날 것 같다” 참사 1시간 전 파출소에 알린 BJ

By 연유선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방송하던 한 인터넷 방송인(BJ)이 첫 119 신고가 접수되기 한 시간쯤 전 파출소를 찾아가 압사 사고 위험을 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저희도 거기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응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아프리카TV BJ 꽉꽉(본명 곽혜인)은 지난 29일 오후 9시쯤 이태원 거리에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다 인파에 갇혔다.

꽉꽉은 “밀지마세요” “넘어지겠다”라고 외치다가 인파에 휩쓸리면서 가방끈이 끊어져 가방을 분실했다.

[좌] MBC 뉴스 [우] 연합뉴스
꽉꽉은 오후 9시16분쯤 인근에 있는 이태원파출소를 찾았고 분실 신고를 하면서 경찰에게 “사람들이 계속 밀어요. 안에 사고 날 것 같아요 저기”라고 말했다.

경찰이 “가방을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모르시냐”고 묻자 꽉꽉은 길 건너편을 가리키며 “저기 안이다. 반 정도 가다가 밀려서 나왔다. 그때 끊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침 되면 유실물이 들어와서 그때까지 기다려야 될 것 같다”며 “저희도 지금 거기 (가방 찾으러)들어가기가 좀 어렵다”고 했다.

그러자 꽉꽉은 재차 경찰에게 “근데 저기 통제가 필요할 것 같다. 진짜 다칠 것 같아요”라며 “사람들이 그냥 위에서 밀어요. 중간에 다칠 것 같다. 너무 밀려서”라고 말했다.

이태원 거리에 사람들이 위에서 밀어서 길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다칠 것 같다는 내용을 경찰에 알린 것이다.

아프리카티비

파출소를 나온 후에는 “여기서 방송 못한다. 깔려 죽는다”라며 집으로 향했다. 이어 “올라가고 있었는데 위에서 몇백명이 민다. 위에서 진짜 이렇게 끼어서 다 같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또 “위에서 밀어버리니까 압사당할 뻔했다. 거기서 넘어졌으면 엄청 심하게 다치고 다 밟혔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꽉꽉이 사고 위험성을 알린 이태원파출소는 참사가 발생한 현장 골목과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곽씨의 파출소 방문 뒤인 오후 10시 15분쯤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해밀턴 호텔 뒤편 세계음식문화거리 방면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에 사람이 깔렸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55명이 숨지고 152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