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하다고 야유 날리는 팬들에게 홈런 친 뒤 ‘역으로’ 야유 날린 야구선수

By 김우성

홈런을 때린 타자가 홈들을 향해 엄지를 내리는 동작(thumbs down)을 취했다.

“우리가 실수하면, 야유를 받는다”

“그러니 선수가 좋은 경기를 하면, 선수도 팬에게 야유를 보낼 수 있다”

홈런을 친 뒤 관중을 향해 야유를 보내는 바에스 / 연합뉴스

30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1-2로 뒤진 4회 말 하비에르 바에스(29·뉴욕 메츠)가 역전 투런 홈런을 쳤다.

바에스는 홈플레이트를 밟은 직후 환호하는 메츠 팬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양손 엄지를 아래로 내렸다.

이는 야유를 보내거나 상대를 비난할 때 취하는 동작이다.

이날 메츠는 9-4로 승리했고, 경기 후 바에스는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양쪽 엄지를 내린) 섬브즈 다운 시그널은 그동안 나에게 야유를 보낸 팬들을 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유받는 선수는 야유할 자격도 있다”며 “선수들은 기계가 아니다. 우리도 상처받는다”고 덧붙였다.

바에스는 “물론 팬은 메이저리그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팬들의 잘못된 태도를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후 바에스의 행동과 인터뷰는 논란이 됐다.

최근 메츠는 10경기에서 3승 7패를 기록하며 부진에 빠졌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 경쟁을 하던 메츠가 3위로 추락하자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고, 경기 중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날렸다.

특히 7월 31일 시카고 컵스에서 메츠로 이적한 바에스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고, 팬들은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야유를 날렸다.

바에스는 지난 17경기에서 타율 0.210(62타수 13안타)에 그쳤다.

논란이 커지자 메츠 구단은 수습에 나섰다.

구단은 “실망감을 표현하는 건 팬들의 권리”라며 “바에스의 행동과 의도 모두 부적절하다”고 성명을 냈다.

시카고 컵스에서 뛰던 바에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