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진지하게’ 쓰면 감형해주는 꼼수 근절법 추진된다

By 김우성

한때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문’을 대신 써주는 반성문 대행 사업이 성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런 ‘반성문 감형 꼼수’를 방지하기 위해 형사재판 양형에 피해자 의견 진술권을 보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국회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형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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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은 피고인 중심으로 양형 요인을 규정하고 있다. 범인의 연령, 범인의 성품과 행실 등이 양형 참작 사유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처벌이 벌금형과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로 2016∼2020년 법무부 검찰 사건 처분 통계 분석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1심에서 피고인 53.7%가 벌금형, 25.77%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반면 실형을 선고받은 가해자는 9.4%에 불과하다.

송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전체 성범죄자 피고인 중 70.9%가 ‘진지한 반성’을 이유로 감형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30.3%는 ‘형사처벌 전력 없음’(초범)으로 형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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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반성’을 증명하기 위해 반성문을 전문적으로 대신 써주는 ‘반성문 대행 사업’이 성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정안에는 법관의 양형 고려 사유로 연령, 피해 정도, 처벌에 관한 의견 등 ‘피해자 관점’의 요소가 명시됐다.

또 피해자가 증인신문이 아니라도 공판 출석, 서면 등으로 양형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양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송기헌 의원은 “재판 편의적·가해자 중심적인 양형 조건으로 피해자는 두 번 울 수밖에 없다”며 “피해자 보호 관점의 양형기준 마련을 통해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송기헌 의원 / 송기원 의원 사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