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다음 날, 홍보모니터 꺼진 여성가족부

By 김우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10일 오전, 여성가족부(여가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17층은 뒤숭숭한 분위기로 술렁였다.

이날 여가부 현판 옆에 있는 홍보용 모니터는 내부 분위기를 말해주듯 전원이 꺼져 있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여성가족부 폐지’를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여가부를 폐지하고 대신 아동·가족·인구감소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룰 별도의 부처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이명박 정부 때 여가부 폐지를 시도했으나 여성단체와 통합민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때는 부처명을 ‘양성평등 가족부’로 바꾸는 안이 추진됐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한편 여가부의 전신은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생긴 여성특별위원회이며, 1995년 UN이 성평등 결의안을 발의하면서 각국에 여성부가 신설된 것에 영향을 받았다.

2001년 여성부가 신설돼 고용노동부의 여성·성폭력 관련 업무를 넘겨받았으며,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여성가족부로 개편됐다.

한편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 당선자를 향해 “여가부 폐지 공약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무고조항 신설’ 등은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강화하는 위험한 정책”이라며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