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라고 뒷담화한 학생들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40대 중학교 교사

By 이서현

최근 충남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교단에 드러누워 교사를 촬영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권침해와 교권추락으로 병든 교육현장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좌] 교단에 누워 수업 중인 교사를 촬영하는 남학생 [우] 상의를 탈의한 채 수업을 듣는 남학생 | 틱톡
교사들은 이제 학생들을 훈육하는 것조차 두렵다고 말한다.

훈육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재했을 때조차 학생인권조례아동학대를 들먹이며 오히려 교사를 협박하는 학생과 학부모 때문이다.

‘학생 인권’을 방패 삼은 이런 교권 침해에 교사들도 “더 이상 참지 않겠다”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서울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40대 교사 A씨는 자기 학교 학생 여러 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보는 한 학생을 지도하던 중 학생들이 참여한 단체대화방을 보게 됐다.

그곳에서 A씨의 수업 영상을 돌려본 학생들이 A씨에게 ‘대머리’라며 뒷담화 한 것을 확인했다. 모욕감을 느낀 A씨는 그중 몇몇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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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또 다른 교사 B씨는 지난 학기 한 학생이 “선생님한테 성희롱당했다”라고 주장해서 한순간 가해자로 몰렸다.

하지만 학생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그날에 B씨는 출근하지 않았고,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B씨는 이 학생을 무고죄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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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교사들 사이에서도 교권침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올해 1학기 교총의 교권침해 관련 교원 법률상담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었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교사의 교권 보호와 교육 정상화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권 추락의 일차적 피해자는 교사지만, 교사의 사기 저하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 학생과 학부모, 사회 전체가 피해자가 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