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기장 가면 창피하지 않냐” 왜소증 아버지의 걱정에 배구선수 아들이 한 말

By 김연진

배구선수 한성정과 그의 아버지 한은범 씨의 사연이 진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세상에 이런 일이’는 14년 동안 묵묵히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한은범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한은범 씨의 키는 134cm로, 195cm인 아들 한성정 선수와 큰 차이를 보였다.

한은범 씨는 “한두 살 때 다쳐서 그랬다. 모르고 있었는데, 크면서 뼈가 자꾸 튀어나왔다더라”고 고백했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

이어 “장애가 있어 어렸을 때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고, 직장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 힘들었다”며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아내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은범 씨는 아들을 낳기 전에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아들에게도 장애가 있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다행히도 아들은 걱정하게 자랐고, 195cm까지 성장해 배구선수가 됐다.

한성정 선수는 “아버지가 하지 못했던 걸 제가 대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뿌듯해하셨다”고 말했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

그런데, 한은범 씨가 처음부터 아들의 경기를 보러 간 것은 아니었다. 한성정 선수가 처음 배구를 시작했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경기장에 가지 않았다고.

한은범 씨는 “처음에는 제 몸이 이러니까, 혹시라도 아들이 상처를 받을까 봐 안 갔다”고 고백했다.

한성정 선수는 중학교 1학년 시절, 아버지에게 “왜 경기장에 오시지 않느냐”고 물었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

이에 한은범 씨는 “아버지 몸도 이런 데, 너 안 창피하냐?”고 말했다. 그러자 한성정 선수는 “제가 왜 창피해요. 왜 남들 눈치를 봐요. 아버지 오면 제가 더 잘할 테니까 다음 시합에 꼭 오세요”라고 대답했다.

아들의 그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한은범 씨는 털어놨다.

그때부터 한은범 씨는 늘 아들을 위해 경기장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14년간 아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기뻐하고, 안타까워하며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