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주관하는 가족·결혼 관련 연구모임에서 만든 발표 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허핑턴포스트 일본판에 따르면 지난 7일 일본 내각부가 공개한 ‘인생 100년 시대의 결혼과 가족에 관한 연구회’의 발표 자료가 ‘외모 지상주의’와 ‘데이트 폭력’을 부추길 수 있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연구회는 미혼자와 독신세대의 증가 등 현 일본 사회의 혼인·가족 변화 실태를 분석하고 대안을 찾을 목적으로, 내각부 남녀공동참여국이 선정한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회가 작성한 30페이지 분량의 자료집에는 “남녀 모두 잘 생기거나 아름다울수록 연애 경험이 풍부하다. 여성 1.5배, 남성 1.7배로 남자들의 효과가 더 크다”, “남자는 일단 청결한 것이 중요”, “남자는 몸무게 80㎏, 여자는 60㎏을 넘으면 더 이상 연애를 할 자격이 없다” 등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허핑턴포스트는 “’남자는 청결한 것이 중요’ 등 내용은 남성 접객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의견을 받아 참고한 것”이라며 “정부가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있다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트 폭력을 조장하는 표현도 논란이 됐다.
연구회는 자료집에서 “연애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하는 비자발적 독신자에 대해서 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연애 지원’이 필요하다”며 “‘가베돈’, ‘고백’, ‘프러포즈’ 등을 연습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가베돈’이란 남성이 여성을 벽에 밀어붙이고 손으로 벽을 강하게 치는 행동을 뜻하는 일본어 표현이다.
허핑턴포스트는 “가베돈 행위는 상황에 따라 데이트 폭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이를 해결책으로 내놨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각부 관계자는 “연애·결혼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며 “외모 지상주의 등을 정당화하는 내용은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