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먹고살기 힘들어 ‘이혼율’ 높아졌다는 앨버트로스 근황

By 김우성

조류 중 날개가 가장 큰 새, 앨버트로스는 평생을 일부일처제를 이루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이혼’하는 사례가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영국왕립학회 연구진은 지난 15년간 남대서양에 있는 영국령 포클랜드제도에서 1만 5,500쌍의 검은눈썹앨버트로스를 관찰했다.

그 결과 기후변화로 수온이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앨버트로스의 ‘이혼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가장 수온이 높았던 해에는 이혼율이 평년대비 8%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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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앨버트로스는 짝을 선택하면, 그중 단 1~3%만이 먹이가 풍부한 목초지로 이동하기 위해 헤어진다.

그런데 최근 바닷물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앨버트로스가 먹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냥을 위해 더 먼 곳까지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사냥을 나간 파트너가 번식기에 돌아오지 못하면 서식지에서 기다리던 앨버트로스가 다른 짝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또한 사냥이 힘들어지면 새의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가는데, 뒤늦게 파트너가 둥지로 돌아오더라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 새는 각자의 파트너에게 버림받을 위험성이 높다고 한다.

30년간 뉴질랜드 해역에서 앨버트로스를 연구해 온 뉴질랜드 자연보전부 소속 그래미 엘리엇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새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긴다”면서 “뿐만 아니라 사냥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며, 사냥을 하고 먹이를 물어오는 과정에서 파트너와 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멸종 위기에 놓인 앨버트로스의 개체 수가 매년 5~10%씩 감소하고 있으며, 검은눈썹앨버트로스가 아닌 다른 앨버트로스 개체군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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