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한국산 호랑이 박제 표본이 ‘113년째’ 전시되고 있는 장소

By 김우성

2022년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선뜻 다가오면서 국내 유일의 한국산 호랑이 박제 표본의 ‘전시 장소’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표본은 항구도시로 바다와 섬에 둘러싸여 호랑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전남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있다.

박물관도 전시관도 아닌 초등학교에 호랑이 박제가 113년째 전시되고 있는 것.

한국산 호랑이 박제 표본 /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호랑이는 지난 1908년 한 농부가 영광군 불갑면 기슭의 함정에 빠져 붙잡힌 암컷 호랑이다.

10살 안팎으로 보이는 호랑이는 몸통 길이 약 1m 60㎝, 신장 95㎝, 몸무게 약 180㎏으로 추정된다.

당시 호랑이를 사들인 일본인 부호가 일본에서 박제 처리한 후 1909년 일본인 학생들이 다녔던 목포유달초교(당시 목포공립심상소학교)에 기증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13년째 학교 본관 복도 유리관에 호랑이 박제가 전시되고 있는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 박제는 유일한 한국 호랑이 채집 표본이다. 연대와 지역이 확실해 귀중한 역사적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에 훼손 방지를 위해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초등학교 복도에 거의 방치되다시피 해서 표본으로서 가치를 잃고 있다는 것.

표본의 상태가 더 악화하기 전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목포시와 호남권생물자원관이 유달초등학교에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동문이 학교의 자산이므로 강력히 반대해, 학교 측은 공유 재산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