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모세의 기적”…터널 화재에 일제히 도로 비운 귀경차량들

고속도로 터널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귀경차량들이 가던 길을 일제히 멈추고 도로 양 옆으로 일시 정차하는 추석시민의식을 보여줬다.

11일 오후 4시 3분께 전북 임실군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순천방향) 95.7㎞ 슬치터널 내부를 운행하던 한 승용차에 화염이 휩싸이면서 시커먼 연기가 자욱하게 터널 안을 감싸기 시작했다.

터널 내부에서 불이 나자 한국도로공사 진안지사는 차량들이 터널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터널 진입 차단막’을 내렸다.

귀경길로 한창 도로가 붐비고 있었던 시간인 오후 4시 18분께 차단시설에서 ’터널사고 진입금지’라는 적색 천막이 내려왔다.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순찰대 9지구대 상황실에서는 이미 화상으로 차량 화재를 파악하고 매뉴얼에 따라 출동 지시 등이 바쁘게 내려지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운전자들은 차량을 긴급히 멈춘 뒤 화재 진화 등이 마무리될 때까지 일렬로 정차했다.

차량 운전자들은 이뿐만 아니라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도로 중앙을 비워놓았다.

소방차 등 긴급차량들이 신속하게 사고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이었다.

한국도로공사

이 당시 사고 터널 직전에 모여 있던 차량들은 터널 내부에서 완벽한 진화 소식이 있을 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다가 도로공사 등의 일부 제한 통행 안내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차량을 이동했다.

운전자들의 시민의식이 빛을 발하고 있을 당시, 터널 내부에서는 고속도로순찰대 9지구대 경찰관들과 도로공사 직원이 경찰차 소화기를 비롯해 터널 내부에 있는 소화전을 이용, 불길을 초반에 잠재웠다.

시민들과 경찰, 도로공사의 합심이 14분 만에 불길을 완전히 끄는 힘을 보여줬다.

고속도로순찰대 9지구대와 도로공사 관계자는 ”귀경길 차량 정체로 피곤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운전자들이 사고 대처에 마음을 모아준 장면에 감사할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