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구멍 뚫려 죽어가는 청개구리 ‘초미세’ 수술로 살려준 호주 수의사

By 김우성

호주에서 청개구리 한 마리가 가슴에 구멍이 난 채로 발견됐다.

수의사는 살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수술을 시도했고, 이 작은 생명을 구했다.

최근 ABC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달 초 브리즈번 인근 와콜 지역에서 가슴 부위에 조그만 구멍이 난 채 발견된 청개구리 한 마리가 수의사 매건 배로 박사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졌다.

청개구리는 한 간호사에게 발견됐다.

ABC 뉴스 캡처

간호사는 호주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퀸즐랜드지부 소속 시설에서 코알라에게 먹일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채집하던 중 몸에 응어리 같은 무언가가 난 개구리를 발견했고 바로 배로 박사에게 데려갔다.

살펴보니 개구리 가슴에 지름 몇 ㎜ 수준의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몸무게가 0.5g, 몸길이 2㎝에 불과한 개구리에게는 심각한 상처였다.

게다가 응어리처럼 보이던 것은 사실 구멍으로 돌출된 개구리의 장기였다.

배로 박사는 개구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작은 환자를 어떻게 수술해야 할지를 두고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ABC 뉴스 캡처

수술 경험이 풍부한 배로 박사도 개구리 수술은 처음이었다.

고민 끝에 수술 계획을 세운 배로 박사는 1000분의 1 농도로 희석한 마취제를 청개구리에게 투여하고,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작은 수술 도구들을 준비한 뒤 봉합을 시작했다.

배로 박사는 “피부가 얇아서 손 떨림을 억제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피부로 호흡하는 개구리는 피부가 매우 예민해서 조심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 수의사는 녹는 타입의 봉합사 1개를 사용해 구멍을 봉합하는 것으로 수술을 마쳤다.

ABC 뉴스 캡처

그리고 청개구리는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았다. 다음날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이후 청개구리는 진통제와 항생제를 맞으면서 일주일 만에 회복해 야생으로 돌아갔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