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흠뻑쇼’ 개최 거절한 대전시, ‘현명한 선택’ 칭찬받고 있다

이현주

콘서트 1회당 식수 300톤 퍼붓는 싸이 ‘흠뻑쇼’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물에 흠뻑 젖어야 끝난다는 ‘흠뻑쇼’가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열린다.

2019년에는 서울을 비롯한 인천, 수원,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번 ‘흠뻑쇼 2022’는 대전시에서 열리지 않는다.

연합뉴스

21일 스포츠니어스의 보도에 따르면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위탁 운영 중인 하나금융그룹 측은 싸이의 ‘흠뻑쇼’ 개최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2019년까지 ‘흠뻑쇼’가 열린 장소였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흠뻑쇼’를 준비하려면 그라운드에 크레인이 들어와 무대를 설치해야 한다.

또 관객 수만 명이 잔디 위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손에 들고 있던 음료수나 맥주를 흘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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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수백 톤의 물까지 쏟아져 나오니 잔디가 도저히 버틸 수 없다고 한다.

구단 측은 “우리는 시민들이 이 경기장에서 쾌적하게 축구를 즐길 권리를 찾아드려야 한다. 선수 한 명 몸값이 수 억 원을 호가하는데 망가진 잔디에서 뛰다가 부상을 당하면 그건 온전히 구단의 손해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나금융그룹은 싸이의 공연 이후 경기장 내 잔디 보수 공사를 위해 13억 원을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흠뻑쇼가 끝난 후 잔디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13억 투자해 보수한 잔디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19년 대전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모습이 공유되기도 했다.

사진 속에는 ‘흠뻑쇼’가 열리고 난 후 심하게 훼손된 잔디밭 모습이 담겼다.

이에 누리꾼들은 “대전이 현명한 선택 했다”, “대전이 잘했네”, “축구장 잔디가 더 소중하지”, “대전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경기장에선 콘서트 하면 안 되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