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 함께 묻혀 1600년간 죽은 주인 곁을 지킨 ‘순장견’ 3마리의 뼈

김우성

지난 2019년 11월 경남 창녕군에서 발견된 무덤에서 죽은 주인과 함께 묻힌 ‘순장견'(殉葬犬)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나왔다.

지난 달 30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국가사적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의 64호 무덤을 최근 수습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분 주인의 매장 영역 앞에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개들의 유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개들의 유체는 무덤 주인의 주검이 안치된 묘실 공간의 출입구 북서쪽 주변에 길이 1m 내외로 따로 파서 만든 작은 석곽(石槨) 안에 있었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에서 나온 순장견 뼈. /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발견된 개는 모두 세 마리로, 석곽 안에 나란히 포개어진 채 매장돼 있었다.

이 중 한 마리의 크기를 잴 수 있었는데, 어깨높이는 약 48㎝로 오늘날 진돗개와 체격이 비슷했다.

연구소 측은 “순장된 동물 유체가 해체되지 않고 이렇게 온전한 모습으로 나온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63호분에서 나온 개 3마리 중 일부 유체의 모습. /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앞서 교동 7호분의 경우 출입구에 다수의 개를 매납한 흔적이 있었고, 교동 14호분도 개의 뼈를 가지런히 모아 입구 부분 안쪽에 놓아둔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69호분처럼 별도로 조성한 공간에 개를 나란히 포개어 순장한 사례는 흔치 않다.

69호 무덤 조사에서 확인된 순장견들의 유체는 무덤의 들머리에 바깥 방향을 향한 모습으로 놓여있었다.

그동안 교동고분군에서 출토된 개 유체들의 매장 위치는 한결같이 매장된 무덤 주인의 공간과 바깥을 연결하는 곳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공통점으로 미뤄 조사단은 순장견들이 백제 무령왕릉에서 확인된 석수(국보)처럼 무덤을 지키는 수호동물(진묘수) 구실을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순장조 개들이 나온 63호분의 출토 지점을 옆쪽에서 보며 찍은 사진. /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현재 순장견들의 유체는 연구소 보존과학팀에서 거두어 보존처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DNA 분석을 마친 뒤 관련 기관과 공동연구 등을 통해 당시 가야산 개의 종 복원 등도 시도할 계획이다.

한편 연구소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34기의 고분을 조사하고 있다.

63호 고분은 가야 고분으로는 드물게 도굴 피해 없이 온전히 남아있어 당시의 매장관습과 문화상, 고분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귀한 연구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나온 개 뼈. /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